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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호] 그림이 있는 에세이_정월대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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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8-04-17 14:01 조회1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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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봄 통권39호ㅣ​그림이 있는 에세이

정월대보름

글/그림_김혜란

​                                                                                                                                                                              

 

 

​올해는 대보름날 저녁에 뜻하지 않게 포식을 했다. 대보름의 잡곡찰밥, 나물을 좋아하지만 게을러서 건너뛰었는데 오곡밥과 나물반찬들을 푸짐하게 잘 먹었다. 염치불구하게도 가까운 동네 어르신 댁에서 말이다. 밤과 땅콩 등을 넣어 찜기에 찐 찰밥과, 말린 고사리와 호박, 무나물 등 각종 나물과 참기름 발라 구운 김은 어쩌면 그렇게 궁합이 딱 맞는지! 부드러우면서도 쫀득하고 고소하면서도 은근한 밥과 반찬이 혀끝에 착착 감겨와 배가 부른데도 자꾸만 먹었다.

어르신들의 음식은 요즘 세대들이 따라갈 수 없는 구수하면서도 깊은 맛이 난다. 미각세포도 회귀본능이 있는 걸까, 아니면 퇴행한걸까? 나이 들면서 점점 어릴 때 먹던 음식들에 꽂힌다. 대보름날의 오곡밥은 물론이고 해마다 동짓날이면 늘 어머니가 끓여 주던 팥죽까지. 동글동글 새알심을 빚어 넣은 뜨거운 죽에 입천장을 데어가며 먹었는데. 추석 전날이면 솔잎을 깔고 쪄내던 투박하지만 향긋한 집 송편 같은 게 점점 그리워진다. 나부터도 결혼 이후 절기음식은 생략하고 산 지 오래고 명절음식조차 간편하게 사서 먹는데 이 무슨 시대착오적인 입맛인지 모르겠다. 퓨전요리가 판치는 요즘 세상에 아직도 한쪽에서는 이렇게 잊지 않고 절기에 맞춰 그 고유의 음식을 이어오는 분들이 계시다는 게 새삼 신기하고도 고마울 따름이다.

“늘 이렇게 같이 먹고 살면 좋것네, 호호호.”  

“에구 상 채리기 심드러~~.”
“무신 소리랴? 전에는 끼니마다 상을 시개씩 채리고 살았꼬만…….”

할머니들의 수다까지 올려져 더 감칠맛 나는 대보름날 밥상이었다. 배부르게 먹었는데 잘 먹는다며 남은 찰밥까지 싸주신다. 변죽 좋게도 넙죽 받아와 다음날까지 먹었다. 연속 먹어도 물리지 않는 건, 할머니들의 오랜 손맛이 배인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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