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호] 시골에서 뭐 먹고 사니?_"작업대만 있으면 어디서든 그릴 수 있어요"ㅣ동향면 봉곡마을 > 계간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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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호] 시골에서 뭐 먹고 사니?_"작업대만 있으면 어디서든 그릴 수 있어요"ㅣ동향면 봉곡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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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8-04-17 14:01 조회22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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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봄 통권39호ㅣ​시골에서 뭐 먹고 사니?

“작업대만 있으면 어디서든 그릴 수 있어요”

동향면 봉곡마을 귀촌 8년차 정지윤 씨

글/사진_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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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한 집에 2층을 새로 올려 작업실을 따로 만들었다.

창문 너머로 앞산과 마을 풍경이 보인다.

‘일러스트레이터’라는 글자를 직업란에 쓰고 싶었다
어려서부터 책을 읽기보다 책에 대한 동경을 품고 살아왔다. 고로 책에 그려진 그림이란 나를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래서였을까? 책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미래에 ‘일러스트레이터’라는 직업을 가진 멋진 나를 상상하곤 했다. 대학 졸업 후 백방으로 알아본 끝에 일러스트 학교가 있다는 것을 알았고, 알바비를 탈탈 털어 학교에 등록을 했다.(당시에 200만원 가까운 돈이었던 듯하다.) 그곳에서 수업 후 밤새 술 마시며 작가 정신(?)과 그림책의 이론과 철학 그리고 출판사에 포토폴리오로 내밀 수 있는 책 한권을 만들어 가지고 나왔다. 당시엔 출판사에 이 멋진 책 한 권만 내밀면 출판사들이 나의 가치를 알아보고 바로 책에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할줄 알았다. 그러나! 현실은 초짜 일러스트레이터를 아무런 검증없이 쓰려하지 않았다. 여기저기 포토폴리오를 보이며 고배를 마신 끝에 신인 작가를 발굴해주는 ‘보리출판사’에 연이 닿았고, 그 곳에서 6개월간의 워크샾을 거쳐(6개월 동안 단계별로 출판사에서 원하는 걸 그려내어 나를 검증하는 기간이었다.) 동화책 한권에 그림 작가로 계약할 수 있었다. 그 때 나온 책이 “다 콩이야”라는 책이었다. 나는 역사에 길이 남을 이 책이 나오면 이곳저곳에서 연락이 쇄도할 것이라는 망상에 사로잡힌 기고만장한 초짜 일러스트레이터였다. 그러나 연락은 드문드문 왔을 뿐이었다. 이 일로만 생계를 이어갈 수 없어 미술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병행했다. 그렇게 동화책일과 학원 일을 병행하기를 3년. 어느덧 동화책일 만으로도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미련 없이 학원을 떠났다.


그동안 출간된 동화책들


 

내가 어디에 있든 나를 찾게 만들어야 한다
일러스트라는 직업을 가지고 남편과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게 되었다. 남편은 오래전부터 시골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나도 자연히 언젠가는 시골에 가서 살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듯하다. 그래서 시골에 있어도 언제든 찾고 싶은 작가가 돼야 한다는 생각도 강했다. 7,8년 정도 일을 계속해가자 안정적으로 연락이 올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사실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안정적’으로라는 표현은 무리가 있을 수 있다. 언제든 연락이 오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판사에서 연락이 온다는 것은 그림 그려달라는 일이 들어온다는 것이고 그것으로 화료를 받고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출판사도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작가를 선정하고 골라 연락을 취한다.)



집과 가족의 풍경. 이곳에서 태어난 딸과 아들은 훌쩍 자랐다.


작업대만 있으면 어디서든 그릴 수 있다
어느 순간 우리는 시골에 갈 것이라면 지금 내려가야 한다고 느꼈다. 좀 더 준비를 해라, 귀농학교를 다녀봐라, 좀 더 돈을 벌고 가라 등등의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우리는 전셋집을 과감히 뺐다. 세간은 여기저기 나눠주고 책과 그림 용품, 옷가지와 이불만 남기고(부모님 댁에 맡겨놓았다.) 배낭하나씩 메고 우리가 살 곳을 찾아 도보 여행을 떠났다. 7개월간의 여행 중 우연히 진안에 머물게 되었고, 그 곳에서 빈집을 구하게 되었다. 모든 게 우연이 만들어낸 일이어서 놀라울 따름이었다. 서울에 있던 짐을 모두 이 곳으로 가지고 오고 나는 그 집에서 첫째 딸을 낳게 되었다. 지금은 마당 딸린 집을 사서 작업실을 따로 만들었다. 나는 딸아이가 유치원에 가고 난 뒤 작업실로 9시에 출근해서 딸아이가 오는 4시 반에 퇴근을 한다. 그 사이 남편은 점심을 준비하고 둘째 아기를 돌본다. 진안 내에서도 그림 그리는 일들이 종종 들어와 생활에 보탬을 주고 있다. 짧은 기간이기는 하지만 그림 그리는 것을 가르치기도 했다. 발달된 온라인 환경과 택배시스템은 내가 출판사하나 없는 이곳에서 일하기에 최적의 도움을 주고 있다. 내가 그린 그림들을 스캔이나 디카로 찍어 온라인상에 올려 편집자들과 소통하고 내가 그린 그림은 우체국택배로 하루면 배송된다. 작업실 책상에 하루 종일 혼자 있는 것이 그리 힘들지도 않다. 오히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과 공기가 좋으니 작업환경은 더 나아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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