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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 시골에서 뭐 먹고 사니?_나의 건축 여정 - 스트로베일로 건축하는 이웅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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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8-04-17 14:01 조회19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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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봄 통권42호ㅣ​시골에서 뭐 먹고 사니?

나의 건축 여정

스트로베일로 건축하는 이웅희 씨

글/사진_이웅희

​                                                                                                                                                                              

 

 

 


동향면에 건축한 교회(2018, 사진 왼쪽_건축하는 모습


완공된 모습​
 

 

37살에 결혼과 함께 분양 받은 아파트에 들어가게 되었다. 사춘기 이후 집 없이 떠돌다가, 학원 강사와 학원운영을 하면서 돈을 모아 평생의 숙원인 집을 장만했다(1999년). 의식주 해결에 결혼까지 이루고 나서야 나의 직업과 앞으로의 삶을 고민하게 되었다.

‘생계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면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일’, ‘몸과 정신이 단련될 만큼 만만하지 않은 일’, ‘노동과 교육과 오락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일’. 너무 이상적일 수 있지만, 더 이상 늦기 전에 찾아보기 위해 아내와 나는 (아내는 수학강사, 나는 영어강사) 형제와 같이 운영하던 학원을 그만두었다.

여기저기 여행도 다니고, 이런저런 교육도 받으면서 삶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시골에 들어가서 농사도 짓고, 집도 짓고, 아이들과 함께 오손 도손 사는 자립적인 삶. 그중에서 내 마음을 가장 두근거리게 만든 것은 내 손으로 집을 지어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기존의 건축 방식들은 맘에 들지 않았다. 그 중에 가장 생태적이라 할 수 있는 한옥은 나무도 많이 사용하면서 건축비도 만만치 않고, 단열에 취약한 집, 즉 가성비가 아주 떨어지는 집이라 선뜻 마음이 가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새로운 방식의 집짓기 책을 접하게 되었다.(2004년) “스트로베일 하우스(strawbale house)”라는 영어로 된 책.

스트로베일하우스는 1870년대 미국 네브라스카 주에서 농부들에 의해 발명된 건축 공법이다. 소먹이로 만들어 놓은 압축사각밀짚(사각베일)을 농부들이 벽돌처럼 쌓아 올려서 벽을 만들고, 그 위에 지붕을 올려 그 무게로 압축한 후, 볏짚 벽 양면에 흙 미장을 하는 공법이다.


소 먹이를 위해 뭉쳐놓은 밀짚(건축에는 압축사각밀짚 사용)


​스트로베일(압축사각베일)을 벽돌처럼 쌓아 건축 

 

 

 

전공한 분야가 아니라 어려웠지만, 개론서, 구조에 관한 책, 미장에 관한 책들을 읽고 영어로 된 건축 용어를 익히면서 정리했다. 2004년 겨울 내내 그 새로운 영역을 파고 나니 이듬해 3월에 교보문화 재단의 후원으로 호주로 건축 연수를 다녀오게 되었다. 연수 후 내셔널트러스 라는 단체가 동강에 사무실을 짓는데 생태적인 공법인 스트로베일하우스로 하겠다고 해서 연수에서 돌아오자마자 짓기 시작했다. 이렇게 나의 건축 경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잇달아 경주에서 주택을 짓고 나서 인터넷 카페를 개설하고 교육생을 모집했다. 건축 방식을 체계화한 매뉴얼 북을 만들자는 요청이 생겼다. 3년 동안의 교육과 시공으로 쌓인 경험과 자료를 녹여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집”이라는 책을 출판했다(2007년). 건축일로 전국을 떠돌면서 가족과 함께 살 곳을 찾았다. 그러던 중 진안으로 터를 정하고 내려와(2009년) 살다가 드디어 내 집을 짓게 되었다(2011년). 더 나은 공법을 연구하고 시행착오를 겪느라 돈을 모을 새가 없었다. 생활비가 없어서 아내가 젊었을 때부터 가입했던 연금마저 해약해서 써버렸다.


​2011년 진안(자택)


2013년 김천


2014년 파주


2015년 광탄


2016년 동두천


2017년 영월​

 

 

 

스트로베일건축에 발을 들여놓은 지 10년째 되던 해 (2013년)에 체계가 어느 정도 잡혀 돈을 조금씩 모으기 시작했다. 그 후부터 디자인 분야에 쓸 여력이 생기니, 집이 많이 예뻐졌다는 소리도 듣기 시작했다. 2016년에는 집 짓느라 받았던 융자금도 다 갚았다. 그 때 이후로 건축 교육에 교육생을 무료로 받아 강의했다.


스트로베일 건축을 견학하러 온 동향초등학교 학생들

이제 나에게는 두 가지 꿈이 있다.

하나는 이 건축을 20년째가 되는 2023년경에는 새로운 모색을 해 보는 것이다. 요즘처럼 남북한 협력모드가 발전된다면 그 때부터는 북한에 가서 스트로베일 공법을 전파해 보고 싶다. 춥기도 하고 자재도 부족한 북한 상황에 스트로베일하우스만큼 잘 맞는 공법이 없을 것 같다. 아직 공동체 정신이 살아있는 북한에서는 크지 않은 주택을 품앗이로 짓는 일이 어렵지 않을 것 같다. 만약 다시 남북한이 이전의 긴장상태로 돌아간다면 저개발 국가로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집짓는 품앗이를 하고 싶다.

또 하나의 꿈은, 나의 자식들에게 건축을 가업으로 이어받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딸과 아들에게 가훈처럼 말하는 것이 있다.

“깊게 파려면 우선 넓게 파야 하고, 대를 이어서 파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즐겁게 파야 한다.”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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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마을, 마을과 지역, 지역과 사람을 잇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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